미신#10 플라스틱 가격이 싸면 제품도 싸다
아마도 이것이 모든 미신의 할아버지 격이 되리라고 생각한다. 이 미신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술을 휘젓는 막대나 일회용 술잔만이 소비자들이 이 기적같은 신소재와 만날 수 있는 전부였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. 그 때는 플라스틱 제품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비싼 재료를 플라스틱으로 단순 대체하던 때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출현하기 전이었다.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의 기억에는 1 달러당 수지의 물성보다 단순한 달러당 킬로그램이 원가절감의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못박혀 있지만 이런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다음 사례에서 살펴 본다.

여러 해 동안 의자의 좌석대로 폴리프로필렌이 쓰여 왔다. 그 전형적인 단면의 모양은 그림 23과 같다. 만약 이 제품을 내충격 그레이드 나일론으로 동일한 강도가 나오게 재설계를 한다면 공칭 두께는 3분의 2로 줄고 무게는 반으로 줄일 수 있다. (그림 24)

그러나 아직도 나일론 사용시의 재료비는 폴리프로필렌 재료비의 약 2배이고 (표1참조) 이렇게 되면 상기 미신이 맞아 들어 가는 듯이 보인다. 하지만 총 제작비를 생각하면 사정은 달라진다. (표2) 연간 250,000개를 생산한다고 가정하면, 폴리프로필렌 사용시에는 두꺼운 벽면과 긴 싸이클 타임 때문에 2개의 금형과 2대의 사출기가 필요하게 된다. 이렇게 하여 최종 원가를 분석해 보면 폴리프로필렌이 나이론 보다 고작 7% 유리하게 나오나 이런 작은 원가상의 우위는 나일론 제품의 여러 가지 장점을 생각하면 상쇄되고도 남는다.

즉 무게가 가벼우므로 선적비가 절감되고 사용시 취급이 훨씬 용이하며 이 좌석대에 붙는 의자의 다리나 팔을 일체형으로 사출 성형이 가능하며, 마지막으로 두께가 얇으므로 고온에서 창고에 쌓아 보관시 적재 높이가 낮아 크리프에 의한 변형이 훨씬 적은 것 등이다.